1. 4시리즈의 탄생: 시대적 배경과 과감한 시도
2010년대 초반, 자동차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고 고객의 니즈는 다양해지고 있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세단 중심의 라인업을 넘어, 쿠페, 컨버터블, 그란 쿠페 등 보다 감성적이고 스포티한 모델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BMW는 기존 3시리즈 쿠페/카브리올레가 가진 스포티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4시리즈'를 선보였다.
'4'라는 짝수 번호는 BMW에서 쿠페 및 컨버터블 모델에 부여되는 숫자로, 4시리즈는 3시리즈 세단과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강조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BMW가 추구하는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의지였다.
2. 시대를 아우르는 디자인 특징
4시리즈의 디자인은 등장부터 늘 논쟁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 1세대 (F32/F33/F36, 2013~2020): 1세대는 3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훨씬 낮고 넓어진 자세를 자랑했다. 길고 날렵한 보닛, 짧은 오버행, 그리고 루프 라인이 매끄럽게 떨어지는 쿠페 실루엣은 시각적으로도 다이내믹한 인상을 주었다. 당시 BMW의 상징과도 같았던 호프마이스터 킨크(Hofmeister kink) 디자인 요소가 강조되었고, 이는 BMW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스포티함을 극대화했다. 2017년 부분 변경을 거치며 디자인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 2세대 (G22/G23/G26, 2020~현재): 2세대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단연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다. 1930년대 BMW 328과 같은 클래식 모델의 헤리티지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된 이 거대한 그릴은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4시리즈만의 강렬한 개성을 부여하며 BMW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한, 더욱 슬림해진 헤드라이트와 볼륨감 있는 차체, 그리고 강력한 숄더 라인은 2세대 4시리즈를 더욱 스포티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만들었다.
3. 변치 않는 드라이빙 다이내믹스
4시리즈는 단순히 외형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BMW의 핵심 가치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설계되었다.
- 낮은 무게 중심과 50:50 무게 배분: 스포츠 쿠페에 필수적인 요소로, 안정적인 코너링과 정교한 핸들링을 가능하게 한다. 3시리즈 세단 대비 무게 중심을 더욱 낮춰 민첩성을 극대화했다.
- 강화된 차체 강성: 보닛, 앞 펜더, 도어 등에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적용하여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도 경량화를 이루어냈다. 이는 더욱 정교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 다양한 엔진 라인업: 효율적인 가솔린 및 디젤 엔진부터, 고성능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한 M 모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엔진 라인업을 제공하여 운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다.
- 정교한 조향 시스템: 토크 스티어(Torque Steer)가 없는 전동 파워 스티어링과 정교한 섀시 기술은 운전자에게 뛰어난 피드백과 직관적인 조작감을 선사한다.
4. 4시리즈의 시장 포지셔닝
BMW 4시리즈는 프리미엄 중형 스포츠 쿠페 시장에서 아우디 A5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쿠페 등과 경쟁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3시리즈 세단보다 더욱 스포티하고 감성적인 매력을 원하는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며, 쿠페, 컨버터블, 그리고 실용성까지 겸비한 그란 쿠페 모델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한다.
